글
카르낙 신전을 나오니 점심 시간이 많이 지나버린 시간이었다.
아침을 힐튼 호텔에서 완전 맛있게 먹었지만 역시나 배고프다...
사실 여행의 백미는 먹을 것이다... 라고 썼지만 내 여행기엔 음식 사진이 없다... 먹기 바빠... ;
어찌됬건 점심을 맛나게 먹으려 했으나 지쳐서 만사가 귀찮았다.
이집트 방문 최초로 맥도날드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아무튼 미국식 메뉴를 그대로 가져가다보니 우리나라에는 안파는 쿼터 파운드를 판다...
그리고 조금 다른 메뉴도 있긴 한데 뭐 거의 대동소이하니까..
쿼터 파운드는 우리나라에서 잠시 팔다 없어진 빅 테이스트 버거의 원조라고나 할까...
아무튼 먹었다. 에어콘 만땅인 곳에 앉아있자니 바깥과는 안드로메다의 경계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
그리고서는 그냥 동네를 방황하고 다니다가 기차역에 가서 표를 예약했다.
내일 밤기차를 타고 다시 룩소르를 떠나 카이로로 갈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기차표를 사고 나와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또 방황.... ㅡ.ㅡ;;
여긴 카이로보다 더욱 미완공인 상태의 집들이 많다. 그렇다고해서 계속 짓고 있지도 않다.
아무래도 완공하면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겠지...
상당히 흉해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냥 두는 걸 보면 얘네들 마인드도 참 대단하다.
나일강은 강폭도 꽤 되는데다가 물도 깊어 보이고 유속도 생각보다 빠른 편이다.
강가에 앉아서 구경을 하다보면 구두딱이 소년들도 와서 말을 걸고 지나가던 이집션들도 말을 걸기도 하고 그런다.
관광온 이집션들 가족 사진도 대신 찍어주고.. ;;
그렇게 구경하다보니 시간이 어느덧 흘러서 석양이 지려고 폼을 잡기 시작했다.
잠시 고민을 했는데 저 펠루카를 타볼까 말까라는 거였다.
왜냐하면 혼자서 배타는게 사실 딱히 재밌는 것은 아닌데 저 배를 타보는 것도 뭐 나름 재밌을 것 같기도 싶고..
아무튼 그렇게 잠시 고민하다보니 해가 또 지고 있다. 해가 너무 진 것 같아서 내일 타보기로 했다.
그리고서는 룩소르 신전으로 갔다.
굳이 룩소르 신전을 저녁에 간 이유는 여긴 야간 조명이 잘 되어있기 때문이다.
또한 야간 개장을 하기 때문에 해가 지기 전에 들어가면 일몰 전후의 신전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건 아주 큰 메리트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이집트 관광지는 야간 개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전의 입구에서 길다란 회랑을 따라 들어가면 거대한 석상과 오벨리스크가 관광객들을 맞이해준다.
이 신전은 외곽에서 보면 다 박살나서 형편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안쪽은 볼거리들이 꽤 많다.
석상들은 여지없이 목이 날라간 녀석들이 꽤 많고 여전히 복구와 보수중인 부분들도 많다.
그래도 가보면 알겠지만 이 신전은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이라 꽤나 멋지다.
석양이 비치는 신전의 모습은 붉은색으로 부분적으로 물들고 있어서 더 운치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
물론 날씨도 덜 더워서 보기에도 좋다.
신전의 벽에 새겨진 부조는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한 그림들이 많이 있는데 저 그림은 농사를 짓는 것 같기도 하고.... 음.
가운데 쯤으로 들어오면 광장 같은 것이 보이고 사방으로 기둥들이 나열되어 있다.
이집트 신전들을 보면서 궁금한게 이렇게 기둥들이 사방으로 되어있는 곳이 많은데 지붕도 없이 이렇게 기둥을 사방으로 나열해 놓은 이유가 뭘까 싶기도 하고...
생각해보면 이 동네에선 지붕을 씌운다는게 쉽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고...
빛이 새어들어오는 신전의 모습은 더욱 멋졌다.
안쪽으로 들어갈 수록 작은 규모의 방처럼 되어있는 곳도 나오고 기둥들이 좀 더 화려해 보였다.
사실 이 룩소르 신전은 이슬람의 영향을 받으면서 어느 정도 개보수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그래도 벽화는 대부분 남아있는 것처럼 보였다.
벽화에도 조명이 잘 설치가 되어있어서 방안쪽의 어두운 부분의 벽화도 볼 수 있게 되어있다.
이렇게 조명이 잘 되어있는 곳은 이집트에서 보기 힘든데 아무래도 룩소르의 동안에서는 볼 수 있는 관광지가 몇 없다보니까 그런것 같기도 하다.
다른 신전들과는 틀리게 이런 내부 구조를 가진 곳들이 있는데 방처럼 보이기도 하고 회랑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렇다.
상당히 높게 세워진 이 건축물의 안쪽도 저 꼭대기까지 모두 벽화로 가득차있다.
기둥에 새겨져있는 벽화가 눈에 띄기도 했는데 파괴된 부분이 많아 좀 아쉬웠다.
저런 입구를 통해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쪽은 또 넓은 공간을 활용해서 생각보다 매우 큰 규모를 보여준다.
물론 저 입구 자체도 사람 키보단 한참 크다.
이 안쪽은 완전히 밀폐가 되어있어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저렇게 조명이 없으면 벽화를 거의 볼 수가 없다.
이러한 별실이 꽤 많아서 신전을 둘러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다.
한참을 돌다보니 우리나라 경주의 천마총같은 곳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래도 안쪽의 방들은 보존 상태가 아주 훌륭해서 망가진 곳이 거의 없는 곳들도 있었다.
특이하게 벽이 뻥하고 뚫려서 바깥이 보이는 곳이 있었는데 이게 도굴을 당한 것 같진 않고...
복원하다가 벽을 못찾은건지... 창문은 아니고... 희한했다.. ;;;
그런데 다가가서 가보니 특이하게 바깥쪽의 벽들도 동일한 시선으로 잘라져 있었다.
벽화들이 그 부분에도 있었던 것처럼 보이는 걸 봐서는 원래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후대에 저렇게 누가 파낸 것 같다.
도굴은 아닐텐데... 음.. 왜 그랬을까? 쉽게 잘라낼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신전을 돌아다니다보면 벽이 손상된 부분이 많은 것이 조금 아쉽기도 했다.
원체 관광객들이 많은데다가 단체로 오다보니 사람이 많이 붐비는 곳이다.
이 입구는 정말 특이했는데 기둥 양식이 이집트의 다른 곳과는 다르게 그리스나 터키쪽 같기도 하고...
입구도 저렇게 돔형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이 이집트에서 보기 힘든 부분이다.
아마 후에 이슬람 사원으로 이곳이 이용되었을 때 이렇게 고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것인데 기둥에 저렇게 그림이 그려진 곳이 간혹 보인다.
잘 보면 붉은색만 사용된 것이 아니라 안쪽으로 여러 색으로 칠해졌었던 흔적을 볼 수 있다.
벽을 비롯해서 기둥들이 이렇게 다 칠해져있었다면 화려함이 상당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덧 해가 질 시간이 다가오기 시작하니 기둥들에도 본격적으로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신전을 돌아다니다보면 신전 전체에 조명들이 아주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전의 구조는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가운데 대로를 기준으로 일직선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끝에서 보면 반대쪽 끝까지 주욱 뻗어있다.
이렇게 나열되어있는 기둥들을 보면 대단함을 느낄 수 있다.
이 무거운 돌들을 가지고 기둥을 세우면서 저리 정확하게 만들다니..
순식간에 해가 거의 져버린 신전은 붉은색 조명으로 가득차서 신전의 모습이 더욱 강조되는 것처럼 보였다.
붉은색 조명은 신전 곳곳을 비추고 있어서 상당히 신경써서 조명을 만들었음을 알 수가 있었다.
조명이 들어온 신전은 해가 지기 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이런 모습을 모두 즐기려면 역시 저녁 즈음에 들어와야 하는 것이 정답~
그러한 이유때문인지 신전에 오는 관광객들도 저녁 즈음에가 더 많다.
아무래도 낮에는 서안을 관광하거나 크루즈를 타고 관광하는 사람들이 많기 대문이겠지..
안쪽의 어떤 부분은 저렇게 기둥들이 모두 유실 된 곳들도 있어서 좀 아쉬웠다.
사람들과 비교해보면 저 기둥의 크기가 어느정도인지 대략 감이 올 것이다.
저 큰 기둥의 크기는 사람 10명은 훨씬 넘는 사람들이 손을 잡아야 아마 한바퀴 돌 수 있을 듯..
해가 완전히 진 신전은 붉게 물들어 있어서 으스스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몽환적인 느낌을 주기도 한다.
옛날 이집션들이 금새 뛰어나올 것 같은 느낌이랄까..
신전은 새로운 생명을 받은 것처럼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변해버렸다.
조명이 많긴 하지만 어떤 부분은 전혀 빛이 없어 그 안쪽에서 미이라가 튀어나온다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랄까..
저렇게 앉아있는 커플 석상이 금새라도 일어나서 나를 향해 걸어온다거나 나를 처다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내가 영화를 너무 많이 본건지.. 신기가 있는건지... ㅡ.ㅡ;
이 벽화.. 그냥 또 찍어봤다.. 아무 이유없다... ㅡ.ㅡ;
석상의 얼굴은 누군가가 다 박살내놨다. 왜 저런짓을 하는지.. 음...
옆에보이는 것처럼 단체 관광객들이 꽤나 많은데 은근슬쩍 뒤를 따라다니면 가이드의 설명은 공짜.. ;;
역시나 머리는 날라가버린 석상과 뒤쪽으로 보이는 초승들의 모습은 왠지 으스스하기도 하다.
석상과 사람의 크기를 비교해보라. 정말 이 신전도 처음 만들었을 때의 규모는 사람들을 모두 압도할 수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전부 붉은색 조명인데 이 석상만 조명이 약간 푸르스름했다.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설명이 없으니... ;;;
입구쪽에 있는 벽화를 보면 전쟁의 한장면이 새겨져 있다. 사진으로는 좀 잘 안보이긴 하는데..
아무튼 왕과 병사들이 싸움을 하는 장면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당시 전쟁의 승리를 기록해서 아마 왕의 힘을 과시하려는 것이었겠지...
신전의 정문쪽을 보면 저런 모습이다. 거대한 오벨리스크가 정문에 있어서 잡귀등을 몰아내고 있다.
저 거대한 벽이 전쟁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면 당시 왕의 힘이 괘나 강했었을 것 같다.
지금은 석상이 몇개 안남아있지만 당시엔 아마 앞쪽에 석상이 주욱 나열되어있지 않았을까...
이거 특이했는데 정문앞에 주욱 늘어진 석상 사이로 별실 안에 그리스식의 석상이 있었다.
복장이 이집션이 전혀 아닌데 이런 곳에 혼자 놓여져 있는 것이 이상했다. 이녀석.. 카이사르라도 되나.. ;;
생각해보면 이집트의 왕이 그리스에서 온 사람들이었던 적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럴수도 있긴 하겠지... 늦은 시간인데도 관광객들이 매우 많다.
바깥쪽에 나와서 신전 안쪽의 전경을 한번 더 찍어봤다.
들어가기 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신전의 규모는 정말 컸다.
이렇게 보고 나와서 신전 주변에 가보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레스토랑들이 불을 밝히고 있다.
야식을 멀을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그냥 호텔 셔틀 버스를 타고 힐튼 호텔로 돌아왔다.
아까 동네를 방황하다가 생과일 쥬스를 큰 pet병을 하나 사서 오늘 돌아다녔는데 상당히 좋았다.
석류쥬스였는데 우리나라에서 먹던 희석식 쥬스와는 역시 차원이 틀렸다.
오후내내 돌아다니면서 절반정도 마신 것 같은데 내일 아침이면 다 마셔버릴듯.. 음.
호텔방에는 어김없이 과일 바구니 하나 대기중.. ㅋ
다시한번 이런 저렴한 가격에 힐튼 호텔에서 숙박을 하는 것에 감동을 해주시고... ;;
씻고 나와서 또 이집트 티비를 잠시 방황하다가 뻣어버렸다.
내일이 룩소르에서 마지막 날이고 밤기차를 타고 올라가야하니 푹 쉬어주는 것이 좋으니까...
오늘도 하루 종일 너무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확실히 대학생때 유럽 배낭여행다닌 것보다도 강도가 약한데도 훨씬 피곤하다... 나이탓인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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