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소르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 여전히 맛있는 힐튼 호텔의 아침 부페를 즐기고 짐을 챙겨서 체크아웃을 했다.

짐은 호텔에 맡겨두고 셔틀 버스를 타고 나왔다.

룩소르 신전에 내려서 보니 역시나 어제 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폐허같다는 생각도 들고 신전 한 가운데 위치한 이슬람 사원의 모습은 이질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며칠간 지나다니면서 보았지만 사실 저 모습은 그리 멋있지는 않다.

밖에서 보기엔 저렇지만 실제로 보면 상당히 멋지다는 사실~

대로변 옆에 위치해 있지만 그 사이에 공터가 상당히 크게 있어서 그리 가깝지는 않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이 곳은 반드시 해지기 30분에서 1시간 전에 가는 것이 최상이다~

주변의 황폐함은 역시 대낮에는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니까..

신전 주변에는 저렇게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마차가 다닌다.

가격은 그다지 저렴하지 않지만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주기 때문에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꽤 된다.

힐튼 셔틀 버스의 경우는 힐튼 숙박객만을 태워주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택시등을 주로 이용한다.

오전에 나와서 룩소르 박물관을 구경했다. 박물관 사진이 없는 이유는... 사진 촬영 금지니까.. ;;

이 박물관은 아마 이 동네 최고의 현대식 건물이 아닐까 싶다.

구조도 매우 잘 되어있고 전시관 내부도 서양의 왠만한 박물관에 밀리지 않는다.

카이로 박물관과는 완전히 딴판으로 반드시 가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렇게 박물관을 구경하고 나와서는 시가지로 나갔다.

룩소르는 생각보다 꽤 큰 도시인데 보통은 시가지쪽으로는 그 근처에 숙박을 하지 않으면 잘 안가는 곳이기도 하다.

시가지쪽에는 시장과 상점들이 많이 몰려 있고 저가의 호텔들도 만날 수 있다.

과일들도 쉽게 살 수 있고 쥬스 가게들도 몇몇 있어서 쥬스를 살 수도 있다.

장점이라면 쥬스를 1.5L pet 병에도 판다는 점이다.

가격도 외국인이라고 더받지도 않는다.

그렇게 동네와 시장을 구경하며 방황하다가 쥬스를 다시 사들고 나일강가로 나왔다.

어차피 기차는 밤기차라 늦게 출발하니 시간은 널널하고... 펠루카나 타볼까나...

선착장을 어슬렁거리다보면 어김없이 삐끼가 다가온다.

펠루카를 타기 위해서는 역시나 가격 흥정은 필수이다.

적당한 가격에 흥정을 하고 타기로 했다.

삐끼가 애들이길래 좀 걱정을 하긴 했지만 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타는거니까...

어디까지 다녀올거냐고 묻길래 그냥 이 근처 돌아다니자고 했다.

배는 2명이서 조종을 하는 구조였다. 한명이 돛을 다루고 한명은 키를 잡고...

배가 작은 편은 아니어서 타고 구경하는데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금새 나일강 한가운데로 나와서 돌아다니게 되었는데 석양이 뉘엇뉘엇지기 시작해서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한강과는 다른 느낌이라고나 할까... 한강 유람선은... 배에서 냄새가 너무 나서... ㅡ.ㅡ;;

한참을 배를 타고 있었는데 이 녀석들 좀 서투른 느낌이 역시나 난다.

나이가 어리니 어쩔 수 없겠지.. 그래도 10대 중반정도인 애들이 배를 다루는 걸 보면 잠시 안되보이기도 한다.

배 옆으로 보이는 크루즈들은 호텔에서 예약을 쉽게 할 수 있는데 하루나 이틀 정도 나일강을 따라 투어를 한다.

호텔에 스케쥴이 있었는데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데 생각보다 많이 비싸진 않아서 괜찮아 보였다.

다만 특이한 점은 룩소르 관광객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꽤나 많다는 점. 그래서 크루즈가 인기인가..

다니다보면 동안과 서안을 오가는 모터 보트도 보이고 이리저리 다니고 있는 펠루카들도 많이 보인다.

석양이 비치는 선착장의 크루즈들의 모습을 보면 럭셔리 휴양지라는 느낌이 들었다.

강 중간쯤으로 나오자 돛은 그대로 두고 노를 젓기 시작했다.

오늘은 바람이 그리 많이 불지 않아서 타기 전에 좀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역시나 바람이 좀 약하다보니 노를 저어줘야 물길에 밀려나지 않는다.

물살에 흘러가기도 하고 노에 흘러가기도 하면서 돌아다니다보니 어느새 해가 거의 지고 있었다.

이집트 여행도 어느새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그런 생각이 석양을 보면서 떠올랐다. 이번 여행도 벌써 끝나가는구나라는 느낌...

크루즈가 있는 동안과는 다르게 서안쪽은 작은 모터 보트들과 배들이 전부다.

동안쪽은 관광객을 위한 호텔들이나 시가지가 있는 반면에 서안은 왕가의 계곡과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보니 차이가 난다. 기차역도 동안에 있으니.... 서안엔 하다못해 은행도 없다.

크루즈의 모습뒤로 룩소르 신전이 보인다.

조명이 들어온 신전의 모습과 크루즈의 모습이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해가 진 후의 나일강의 모습...

집에 가야할 시간이 다됬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야간 기차를 타고 이젠 카이로로 돌아가야겠지...

펠루카 값을 더 달라고 그랬지만 그녀석들이 삽질했던 기억때문에 더 줄 수는 없다고 그랬더니 알겠다고 하더니 금새 포기했다.

아직 순진해서 그런지 다른 어른들처럼 말도 안되는 소리로 계속 매달리진 않는다.

펠루카에서 내려서 호텔로 돌아가 짐을 찾고 잠시 로비 소파에 앉아서 쉬다가 나왔다.

그리고 저녁 늦게 호텔에서 나와 레스토랑에서 이집트 음식으로 저녁을 가볍게 해결하고 기차역으로 왔다.

지금이 라마단 기간이어서 낮에는 이집션들이 대부분 식사를 하지 않다보니 좀 횡한 기분인데 역시나 밤에는 시끌벅적하다.

기차역에도 정신없이 사람들이 몰려있었는데 이 룩소르 신전보다 오래된 것 같다는 느낌을 주는(ㅡ,ㅡ;) 룩소르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것은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다.

그것도 연착을 해서 도착한 기차를 탔더니...

아놔... 기차칸을 잘못탔다. 정 반대쪽에서 타버린거다.

어쩔수 없이 이집션에게 표를 보여주고 물어봤더니 대충 알려주길래 갔더니 여기가 니자리일거라고 그러는거다.

엥.. 난 침대칸 예약했는데 왠 좌석일까... ㅡ.ㅡ;

아닌것 같은데 맞단다... 음... 쿨럭..

우선 앉아있다가 다음 정거장쯤에서 차장이 오길래 표를 보여주고 물어봤더니 여기 아니란다... 울컥..

갑자기 저끝에 서있던 한 사람을 부르더니 내 표를 보여주고 뭐라뭐라 한참 그러더니 따라가란다.

그래서 따라갔더니 내 자리를 찾아줬다.

아.. 박시시(바쿠시시: 팁)을 주고 내 자리를 찾아갔더니 올때는 완전 침대칸이었는데 이번엔 간이 침대다.

음.. 그래서 싼건가... 낚인건가...

아무튼 같은 칸에 이집션 가족이 있었는데 대충 인사하고 자리에 그냥 누워버렸다.

정신없이 꿈나라로 출장을 떠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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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th's Life 2008/10/1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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