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10시에 출발한 배의 1등석 좌석은 시내버스 좌석만도 못했다.

우등석이 5천원이 더 비쌌지만 이 좌석을 본 순간 차라리 우등석은 안산게 다행이라는 마음이 먼저 들 정도였다면 설명은 끝...

6만원내고 이런 자리라니 순간 울컥하는 마음이 온몸을 휘저으며 머리에서 발끝까지 감싸고 돌았으나... 이내 내 옆자리가 비었다는 마음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마도 옆에 빈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버리신, 현지인 또는 자주 왕래하시는 분들로 추정되는 고수들의 자리였겠지...

배에서 내려서니 선착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서있었다.

단체 관광객을 기다리는 여행사 직원들...  숙박을 할 사람들을 잡으려는 민박집 사람들... 식사를 하고 가라는 식당 사람들...

애초에 해변 산책로를 통해 도동 등대를 지나 저동으로 갈 생각이었던 나는 과감하게 그들을 지나 바로 여객선 터미날 옆쪽에 있는 해변 산책로로 향했다.


해안 산책로를 만들어 놓은 것은 상당히 좋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이 당시에만해도 잘 몰랐지만 울릉도는 상당히 지형이 험해서 교통이 매우 불편하다.

이런 산책로가 오히려 더 관광객에겐 어필하기가 좋다.


울릉도의 바닷물은 생각보다 맑은 편이다.

적당히 날씨가 좋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지만 이 곳의 날씨는 연중 그리 좋은 편은 못된다....


하지만 보는 바와 같이 해안가이더라도 절대 물이 얕지 않다.

파도가 심하게 치는 날은 여지없이 해안 산책로는 폐쇠될 것처럼 보였다.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길은 콘크리트를 깔아서 만들고 암석을 뚫어서 길을 만들었다.

약간 험하긴 하지만 그래도 힘이 많이 드는 길은 아니다.

경치도 좋고 여기가 섬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해주는 모습들...


조금 가다보면 멀리 도동항이 보인다. 저 배가 내가 포항에서 타고온 페리이다.

생각보다 큰편이라 그리 흔들리지도 않고 올 수 있었다.

배 내부엔 신형이라 흔들리지 않아 배멀미를 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보였다...


이렇게 꼬뿔꼬불한 길을 주욱 계속 해안선을 따라 걷게 되있다.

이 길의 단점은 저렇게 길이 험하다는 점이 아니다.

바로 걷다보면 보이는 횟집들이다. ㅡ.ㅡ;

아... 정말... 저 길을 걷다보면 파도 소리도 좋고 바람도 불고 그래서 참 좋다.

조용하고 시원한 그 느낌을 한방에 다 분쇄시키는 것이 있었으니...


그건 저기 절대 선해보이지 않는 험악한 인상을 가진 갈매기 선생도 아니고 바로 횟집이다...

정말 짜증이 날 정도로 고속도로 리믹스 뽕짝 음악을 대형 스피커로 틀어놓고 있는데....

깝깝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울릉도의 첫 인상은 여기서 반감되버렸다.

이런것은 좀 지양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해안 산책로를 걷다보면 저렇게 절벽이 드러나서 그대로 보이는 곳이 많다.

얼핏보면 위험해 보이기도 하는데 돌의 모습에서 지층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어 특이해 보이기도 한다.

16-85vr 렌즈를 쓰면서 처음으로 플레어를 만났다.

음. 그래도 여행용으론 이 렌즈가 좋은 것 같다.

17-55 f2.8은 성능을 떠나서 화각도 좁고 너무 무거웠다.


해안산책로가 거의 끝나고 도동 등대를 향해 올라가던 중에 저 멀리 저동항이 보였다.

이 위치는 해안산책로가 끝나고 산으로 올라가던 중턱에 있는데 여기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산을 올라가면 도동 등대가 나오고 왼편으로 산을 올라가면 저동항으로 가는 산길이 나온다.

그런데..... 이정표가 없다. ㅡ.ㅡ;;;;

사실 처음에 인터넷으로 지도를 알아봤을 때에는 해안도로를 따라 계속 가면 도동 등대를 지나 저동항으로 가는 것처럼 대부분 지도에 표기되어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라는 점이다.

완전 코메디인데... 외국인이나 방향에 좀 약한 사람이라면 길을 못찾을 확률이 아주 높다.


16-85vr로 멀리 보이는 저동항을 땡겨보았다. 85mm인데도 많이 땡겨지는 구나...

아무튼 지도로 봤을 때보다 멀어보이지 않는 다는 생각과 울릉도가 생각보다 훨씬 작은 섬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도동 등대는 행남등대라고도 불린다.

아마 과거엔 행남등대라고 했는데 동네 이름을 따라 바꾼 것 같다.
 
여기까지 오는데 쉬어가며 사진도 찍고 한가하게 걸어왔는데도 한시간만에 왔다.

2시간을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가깝더라.


등대가 있는 곳은 생각보다 매우 깔끔했다. 

흰색의 등대와 두 개의 깨끗한 건물이 있는데 하나는 기숙사이고 하나는 사무실로 보였다.

잔잔하게 음악도 틀어두고 관리도 잘 되어있었다.


다른 관광객을 전혀 볼 수 없었는데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중간에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아마 등대까지 오지 않고 그냥 주변만 돌아보고서 3시에 출발하는 배를 타는 것 같아 보였다.

그래서인지 등대는 왠지 썰렁해 보이기도 했는데 뒤편으로 돌아가면 저렇게 전망을 볼 수 있도록 되어있는 곳이 있다.

탁트여있는 곳이라 멀리까지 아주 잘 보이는데 여기에 앉아서 집에서 싸온 토마토와 바나나로 점심을 해결했다.

바람도 살살 불어주는 전망좋은 곳에서의 느긋한 식사는 기분을 참 좋게 한다.

아마 이날 울릉도에서 가장 멋진 식사를 한 사람은 내가 아니었을까 싶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죽도다.

죽도는 울릉도에서 작은 배를 타고 다시 갈 수 있는데 몇 안되는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딱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된다면 가봐도 나쁠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유람선은 일정인이 모이지 않거나 날씨가 안좋으면 가지 않는 다고 한다.


저동항 앞에 보이는 작은 돌 섬이다.

날씨가 맑은 편이었지만 시야가 좋진 않아서 사진이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아 아쉬움이 아직도 남는다.


등대 뒤편에 있는 마스코트이다.

아무런 설명없이 하늘을 가르키고 있는 이 녀석의 정체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외로워 보이기도 한다.

등대와 함께라서 외롭지 않을라나...


저기 보이는 산책로가 도동 등대쪽에서 저동항으로 가는 길이다.

중간에 빨간색으로 된 무지개 모양의 철제 다리도 있다.


죽도가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데 작은 배를 타도 20분이면 충분히 갈 것 같다.


등대에서 다시 내려와서 아까 그 갈림길에서 산을 타고 넘어가면 다시 이런 경치가 펼쳐진다.

바다의 색깔도 멋지고 날씨도 좋고 오늘은 기분이 좋다.

여행의 시작이 이렇게 좋아야 발걸음도 가볍지.


오른편에 보이는 소용돌이형의 계단은 도동등대가 있는 쪽의 절벽을 내려오도록 만들어 놓은 길이다.

상당히 높은 곳에서 내려오기 때문에 좀 아찔한 부분도 있다.

그래도 이런 길을 만들어 놓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만들어 놓으면 뭐하나...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이정표는 단 하나도 보지 못했다. ㅡ.ㅡ;

탐험가 또는 지역 주민만 오라는 뜻일까...


해안 길을 따라 저동으로 향하다가 도동 등대를 찍어보았다.
 
저 가파른 곳 끝에 등대가 외로이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래도 여기 등대지기분들은 좀 덜 외로울 것 같다. 마을이 얼마 멀진 않으니 교류는 있지 않을까...


저동항의 방파제에 일부 뭍혀버린 저 바위는 촛대바위라고 한다.

망부석과 비슷한 전설을 가지고 있던데 그런 전설치곤 바위가 너무 크다.. ;;;

저동항은 오징어 잡이 전진기지항이란다.

그래서인지 저렇게 오징어 잡이를 위한 등을 달고 있는 배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울릉도는 오징어 잡이를 다들 많이 하니 어디서나 많이 보이는게 맞을 것 같다.

도동항에도 많았으니까..


오징어 잡이 배를 처음 봤던 동해의 배들보다는 조금 작아보이기도 했다.

지금은 오징어 철이 아니니 한가할 듯 싶은데..


저동항 동네의 모습이다.

그래도 작은 아파트도 보이고 집들도 많이 보인다.

항구 앞에는 공판장도 있고 작게나마 어시장도 열려있다.

횟감도 팔고 있으니 필요하면 여기서 사먹는 것도 좋아보였다.

아무래도 어업 시즌이 아니라서 그런지 좀 활기가 적어보이기는 했지만 아기자기한 시골 어촌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집앞의 장독대 모습에서 센스있는 집 주인을 연상케 하는 모습들...

원색의 벽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짚앞에 베란다처럼 만들어 놓은 것인데 정말 위태해 보였다.

지지대가 약해 보이는데 삭아서 무너지면 어쩌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언뜻봐도 많이 삭았던데... 그려려니 하고 살아가는 시골의 모습일까..


이 때까지만 해도 긴팔위에 반팔을 입었다.

아무래도 바람이 쎄다보니 그냥 서있으면 그래도 아직 춥다는 생각이 약간 들었다.

짐은 그리 많지 않아 힘들지는 않았지만...


항구 방파제가 생각보다 높게 만들어져 있었다.

그만큼 파도가 쎄다는 뜻이겠지...

자연이 험한 동네인데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저동항은 규모가 꽤 있는 항구이다.

크기로만 따지만 도동항보다 훨씬 크다.

하지만 아무래도 외지와 연결된 도동항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고 저동으로는 왕래를 하는 식인것 같다.


내수전 전망대에 올랐다.

저동에서 내수전을 지나 산꼭대기에 오르면 최정상에 전망대가 있다.

사실 전망대라는게 별거는 아니고 꼭대기에 나무 의자와 울타리를 해두어서 전망대 역할을 해두고 있다.

하지만 전망은 정말 좋다.

이 곳에 서면 울릉도의 동쪽은 전부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꼭 가야 할 곳이다.

저동과 내수전은 물론이고 저 멀리 도동 등대도 보인다.


고개를 돌리면 반대편이 보인다. 저기 보이는 끝이 울릉도의 북동쪽 끝이다.

지대가 상당히 높은데 여기까지 저동에서 대략 1시간 30분정도 걸렸다.

거의 쉬지 않고 길을 올라왔는데 날도 더워서 너무 힘들었다.

아스팔트로 포장이 되어있어서 길 자체가 엉망이진 않지만 매우 경사가 가파라서 올라오기는 힘들다.

원래는 여기에서 다시 산길을 타고 북쪽으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여기까지 오니 4시 30분이 넘어서 시간이 애매했다.

아차하면 해가 져서 산에서 헤멜 가능성이 높아서 넘어가야하나 고민이 많이 됬다.


전망대에서 보면 얼추 죽도의 집들도 보인다.

전망대에서 내려와서 마침 일하는 아저씨들이 있길래 넘어가려는데 괜찮냐고 물어보니 2시간은 족히 걸린다고 말린다.

현지인이 아니라고 할 때는 과감히 접어야 한다.

결국 저동에서 1박을 하기로 결정했다.

무리를 하면 전체 일정이 엉망이 되는 것은 뻔한 일이니까..

뭐.. 다르게 생각해보면 이번 여행은 일정이란 것도 없지만서도... ;;


전망대의 전경을 한참 즐기다가 내려왔지만 내려오면서도 아쉬움이 좀 남았다.

나중에 또 오려니 이걸 다시 올라올 생각에 한숨부터 나오긴 했다.

올라오면서 보니 택시들이 종종 올라갔는데 아마 관광객들이 택시를 타고 올라가는 것처럼 보였다.

울릉도에 올 생각을 했을 때에는 나처럼 트래킹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 줄 알았는데 나를 제외하곤 단 한명도 걸어다니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배에서도 단체로 온 아줌마, 아저씨들만 가득했을 뿐...


아마 성산봉 방향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찍은 사진이다. 해발 982m로 알고 있는데 그리 높은 곳은 아니다.

시간과 날씨가 되면 저 곳도 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망대에 내려와서 저동으로 다시 왔다.

숙소는 어디로 갈까하다가 그냥 동네에서 보이는 모텔로 가기로 했다.

가격은 3만원에 침대방이고 특별할 것도 없는 그냥 모텔방...

짐을 버리고 나와 항구와 동네를 구경다녔다.

옛날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동네 모습에서 시골을 느낄 수 있었다.

흔히 보기 힘든 토종 홍합은 정말 컷다.

아무래도 봄에는 해산물도 좀 비수기라고 할 수 있다보니 다양한 종을 볼 수는 없었다.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항구 앞의 식당에서 오징어 내장탕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가격은 6천원이고 음식은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정말 좀 그랬다. ㅡ.ㅡ;;

그냥 말 그대로 오징어 내장을 가지고 매운탕을 끓인 음식인데 딱히 다른 매운탕보다 특색이 있다거나 맛이 인상적이지는 못했다.

물론 그 음식점도 딱히 음식을 잘하는 곳처럼 보이진 않았지만서도....

내장의 경우 다른 부위에 비해서 냉동이 오래되고 해동을 잘 안하면 식감이 더 많이 무너지는데 그런 맛이 난 걸 보면 해동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냥 냉동실에서 뜨거운 물로 직행 한 것 같기도 싶다...

아무튼 좀 실망스러운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잠시 동네를 방황하다가 숙소로 돌아갔다.

물론 숙소로 가는 내 손에는 하이트 맥주 한 캔이 들려있었다.

야구 중계를 보면서 맥주 한잔 후 꿈나라로....

맥주를 마시면서도 불만은.... 왜 하이트밖에 안파는 거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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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7 2008년 4월 울릉도 여행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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