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퍼질러 자다가 늦게 일어났다.

아무래도 전날 밤차를 타고 달린다데가 바로 울릉도에서도 오후 내내 걸어다녔으니 피곤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대충 짐을 싸서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오후에 독도에 갈 생각이었다.

오기 전에 일기예보가 어제 밤부터 비가 온다고 했는데 아직은 괜찮아 보였다.

구름이 많아 보이긴 했지만...

저동에서 가까운 봉래 폭포를 오전에 먼저 가기로 했다.

근처 수퍼마켓에서 빵과 음료수를 사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봉래폭포를 향해 걸었다.

이번 여행은 순전히 트래킹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왔기 때문에 되도록 교통 수단은 이용하지 않기로 했다.

저동에서 봉래 폭포로 가는 버스도 있지만 시간을 맞추기도 그렇고 그냥 걸었다.

어제 내수전 전망대로 가던 길보다는 훨씬 편하고 덜 가파른 길을 한시간쯤 걸어서 도착할 수 있었다.


사실 예상을 못한 것은 아니지만 봉래 폭포는 참 아담했다.

사진도 광각으로 찍어서 그렇지 실제로는 그리 큰 곳은 아니다.

다만 관광객이 보기 쉽게 폭포와 눈높이를 맞춰주는 육교형 전망대를 세워두었다는 것이 특이하달까....


폭포가 크진 않았지만 밤새 약간 내린 비가 숲내음을 강하게 해주어 정말 좋았다.

비온뒤의 산행은 정말 상쾌함을 더욱 배가시켜주는 장점이 있다.


좀 어두운 편이라 셔터 스피드가 그리 나오진 않았지만 VR 기능이 충분히 커버해줄 수 있어서 좋았다.

렌즈 바꾸길 잘했다는 생각을 또 했다.

이 폭포 앞에는 자연 냉장고가 있다.

별개 아니라 지하수가 흐르고 있고 자연적으로 생긴 구멍으로 그 냉기가 올라와서 천연 냉장고가 만들어진 것이다.

나름 관광지처럼 꾸며놓긴 했는데 좀 어설펐다... ;;;;

폭포 입구에 있는 식당에서 더덕 감자전을 하나 시켜 먹었다. 그리 저렴하지 않은 1만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했는데 나쁘진 않았다.

아삭거리는 더덕이 맛있긴 했지만 좀 양이 적었다는 것이 아쉬울뿐... ;;;

그렇게 봉래 폭포를 내려와 저동으로 다시 왔다.

저동에서 다시 도동으로 넘어가는 길은 해안 산책로로 온 길이 아니라 일반 도로를 통해 넘어갔다.

이 길이 사실은 훨씬 더 가깝고 길도 편하긴하다.

일반 차도를 따라서 대략 30분정도면 충분히 항구까지도 갈 수 있다.

버스도 운행하는 길이고 자주 다니니 버스를 타도 되긴 하지만 걸어서 갔다.

비가 올 것 같은 분위기로 좀 불안하긴 했지만 우선 민박집으로 가서 짐을 두고 항구로 가서 독도로 가는 배편을 알아봤다.

쾌속선은 매진이고 천천히 가는 삼봉호만 표가 있었다.

상당히 고민이 됬는데 미루면 날씨가 더 안좋을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어 삼봉호 표를 샀다.

가는데 3시간이나 걸려서 왕복 6시간이다.... ㅡ.ㅡ;;;;

불안함이 없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탔다.

출발한지 1시간이 지나자 배가 좀 출렁이기 시작하는 것이 느낌이 좋지 않았다.

멀미에 그리 강하지 않은 내가 어찌될지 상당히 두려웠다...

아놔... 근데 나 왜 멀미약을 안먹었지...

독도에 도착할 시간이 거진 다되자 배는 요동치고 있었고 독도에 내리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결국 독도엔 내리지 못했고 주변을 한바퀴 돌면서 삼봉호 선장님의 설명을 들어야 했다.

날씨도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어서 배밖으로 나가서 보기도 힘들어서 배안에서 창문과 입구의 문을 열어둔 것을 통해서 독도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아.... 완전 억울.... 정말 힘들게 온 독도인데 내리지도 못하다니...


구름도 많아서 독도를 전체다 볼 수도 없었다.

한참을 구경하다보니 아마 독도에 연구(?)를 하러 갔던 사람들이신 것 같은 분들이 고무보트를 타고 삼봉호로 건너와서 승선을 했다.

그렇게 독도를 보고 와야만 했다는 것이 아직도 너무 아쉽다.


독립문이라고도 하고 코끼리라고도 하는데 그럴싸해 보이기도 했다.

갈매기들도 날씨가 안좋으니 주욱 앉아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배가 너무 출렁거셔서 사진을 찍기도 힘들고 구경하기도 힘들었다.

그래도 이 와중에도 우산을 들고 배밖으로 나가서 구경을 하는 분들도 꽤 됬다.


그렇게 3시간을 걸려 갔던 독도는 모습을 다 보여주지 않았다.

돌아오는 3시간은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갈때보다 더욱 안좋아진 날씨에 배는 사방으로 흔들렸고 롤러코스터가 따로 없었다.

이렇게 험한 상태는 처음 겪어보는지라 30분이 지나가면서 처음으로 구토를 했다.

이때 들었던 생각은 단지.... "아놔... 아직 2시간 30분 남았는데... ㅜ.ㅜ"

결국 자리에 쓰러져 누워있었다.

너무 배가 흔들려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구토.... 배멀미...

제발 평평한 육지로 가고 싶었다.... 시간은 왜 이리 안가냐....

이러다 정말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번째 구토를 할 때에는 이젠 나올 것이 없어서 위액이 나오기 시작했다.

씁쓸한 맛의 위액이 나오고.... 5번째 구토를 하고나니 삼봉호 선장님의 구세주같은 말씀...

"항구에 거의 도착했습니다."

멀리서 보이는 불빛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항구에 배가 닿자마자 바로 하선했다.

땅에 내리지 잠시 멍하기도 했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였다.

바로 문을 연 약국으로 가서 속을 진정시키는 약을 사먹고 잠시 쉬었다.

저녁을 먹기는 해야할 것 같아서 약국에 물어보고 전복죽을 먹기로 하고 식당을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한 식당을 알려줬다.

항구 앞의 횟집이었는데 좀 불안한 마음이 엄습했다.

보통 이런 집은 관광객 대상이고 비싸고 별로인 경우가 많으니...

아니나 다를까 들어서서 혼자라고 하니까 대뜸 자리가 없다고 한다.

둘러보니 자리있구만.... 전복죽 먹으려고 한다니 갑자기 안에 가서 앉으시란다...

맘상해서 나갈까 하다가 배멀미에 하도 시달려서 움직일 힘도 없었다.

그래서 전복죽을 시켜서 먹는데....

게우도 들어있긴 했지만 전복이 딱히 많이 들어있진 않았다.

수많은 경험상(?) 작은거 두마리 정도 들어간 것 같았는데....

계산을 하려하니 2만원이란다................

순간 울컥했는데 역시 지쳐서 그냥 말았다...

제주도에서도 이것보다 훨씬 양이 많은 전복죽이 1.5만원인데...

서울에서 특급 호텔에 가서 전복죽을 먹어도 2만원이고 정식으로 먹어도 35000원이면 먹는데...

이런 어처구니 없는 가격이라니...

가기전에 아는 사람에게서 여기 물가가 아주 비싸고 관광객 대상으론 더 비싸다는 말은 들었지만 좀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리적으로 외지라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복은 울릉도산일텐데.... ;;;;;

아무튼 좀 오늘은 몸도 마음도 상해서 민박집으로 돌아와서 쓰러져서 쉬었다.

아.. 진짜... 이런 배는 다시 타고 싶지 않았다.

죽을 것 같은 기분을 느껴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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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7 2008년 4월 울릉도 여행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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