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9점
한줄평: 식상할 수 있는 스토리를 멋지게 풀어낸 감독, 배우의 역량에 찬사를.
원제 : おくりびと Good & Bye (오쿠리비토: 떠나 보내는 사람)

정말 영화 스토리 자체는 사실 너무나도 식상해서 그 다음 스토리를 예상하기가 쉬울 수도 있는 구석이 아주 많다.

그런데 각본을 쓴 사람의 능력과 이를 표현해낸 감독과 배우들이 아주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영화이다.

어찌보면 주제 자체가 너무 철학적이라 쉽게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을 현실적인 코메디를 잘 섞어서 이질감없이 버무려냈고 이를 표현해내는 주축 인물인 고바야시 다이고 역의 모토키 마사히로와 이쿠에이(NK 에이전트 사장)역의 야마자키 츠토무의 연기는 나무랄데없이 훌륭했다.

더군다나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다음 장면을 과감히 생략해서 관객의 상상에 맡겨버리는 처리가 돋보이는 부분도 많았으며 예상을 살짝 벗어나는 전개도 괜찮았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도 더할나위 없이 잘 어울렸던 이 영화는 가을에서 겨울을 거쳐 봄에 이르르며 내용 전개와 계절 전개를 함께 동기화시키는 부분도 너무나도 훌륭했다.

이러한 구조는 이야기 전개에 관객을 몰입시키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데 정말 놀라울 정도이다.

사실 이런 능력을 보여주는 감독은 흔하지 않은데 아카데미상 수상이 전혀 부끄럽지 않은 것 같다.

뒤늦게 본개봉을 놓쳐서 못보는 바람에 DVD 출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재개봉해서 볼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벤자민 버튼이 서양에서 보는 삶과 죽음에 대한 시선이라면 굿'바이가 아시아의 시선으로 보는 삶과 죽음에 대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영화는 유사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동서양이 얼마나 다른 관점에서 이를 바라보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같은 해에 이런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것도 어찌보면 우연이겠지만 둘다 참 좋은 영화인 것 같다.

아참... 이쿠에이 역의 야마자키 츠토무씨는 어디선가 봤던 것 같다는 생각을 계속 하면서 관람했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보니 GO에서 주인공의 아버지로 나온 사람이다.

그때도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받았는데 이 영화에서도 예외는 아니라 아주 인상적이다.

모토키도 아이돌 스타에서 배우로 전업한 이력을 가진 사람치고는 매우 안정적이고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일본에선 납관사가 꽤나 천대받고 인식이 좋지 않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그런가??? 난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데... 물론 요즘 논란이 되는 뭐시기 상조 회사들은 참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배우 중에서 이 배역을 맡으면 좋을 사람으로 정재영씨나 정진영씨가 문득 떠오르긴 했다.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에서 귀향해서 오타가 난 광고를 보고 찾아간 회사에서 초보 납관사가 된 모토키의 이야기는 그가 왜 그 일을 계속 하고자 하는지 단 한번도 대사로서 설명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또한, 그 일을 반대한 아내와 친구가 마음을 바꾸어 그를 응원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대사도 역시 단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작위적인 인과관계에 대한 장면 역시 나오지 않는다.

그저 모토키의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를 바라보는 친구와 아내의 눈빛, 그리고 그들과 교감하는 모토키의 눈빛에서 그러한 내용들을 짐작케하고 있다.

말보다는 마음이 서로에게 전해질 때 가장 신뢰가 극대화 될 수 있다는 점을 이 영화는 잘 표현해주고 있다.

그건 돌편지에 대한 씬에서도 보여지고 있는데 돌편지가 오고갔던 시대나 현시대나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데에는 굳이 말이 필요치 않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키가 되어준다.

하지만 역으로 마음은 표현해서 전달해야하고 피해서는 안된다는 부분도 강렬하게 한씬으로 보여주는데 다이고가 아버지의 죽음을 회사에서 통보받을 때 요 키미코가 연기한 NK 에이전트의 여직원인 우에무라 유리코와의 대화에서 이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한순간의 실수때문에 피하게 되면 상대방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은 사라진다는 점을 알려주는 키가 된다.

다이고의 아버지가 마지막까지 가지고 있던 다이고의 조약돌에서 그러한 아쉬움을 나타내준다.

이 영화가 감동을 부담없고 무리없이 느끼게 해주는 이유는 대사는 심각하지 않고 코메디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 관객을 즐겁게 해주고 배우들의 눈빛과 스토리는 감동을 작위적이 아니라 관객이 느끼고 싶은 만큼 느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아....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의 코드가 정말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억지 감동을 유발하는 코메디 영화로 다가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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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 바이 (Good & Bye, 2008)  
    Trackback from 진사야의 비주얼 다이어리 2009/03/23 13:46

    출발과 작별의 내부순환선 시작은 약간의 당혹스러움이다. 갑작스런 오케스트라의 해산으로 갈 길이 없어지게 된 첼리스트가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다. 신문광고를 통해 '연령무관하며 고수입 보장' 하는 여행사 (로 추정되는 직장) 를 알게 되고 면접을 보러 간다. 그런데 면접을 보러 찾아간 사무실에는 왠걸. 한 구석에는 관짝이 줄줄이 늘어서 있고, 직원은 사장과 여자사원 둘뿐이고, 면접의 질문은 단 하나 ('잘 할 자신 있나?') 다. 그리고 나중에야 밝혀...